착한 기업 많은 세상, 우리가 만들어요
사회공헌단체 이끄는 대학생 3인방
박수호, 문희철 기자│기사입력 2011.6.29. 04:00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이제 필수인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요식행위 혹은 마케팅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안은 자발성을 갖춘 단체들이 보다 많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일찌감치 이 분야에 눈을 돌려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학생들에게서 희망을 찾아본다.
▶ 예술나눔활동 이끄는 양성락 아트앤쉐어링 회장
‘가장 행복한 때’ 그려주니 이주 여성 ‘감동’

1987년생/ 분당 서현고/ 연세대 경제학과 재학/ 아트앤쉐어링 회장(현)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 여성들이 가장 행복했을 때를 얘기해주면 저희 자원봉사자가 그림을 그려줘요. 처음에는 조심스러워하다가 실제로 캔버스 위에 그 상황이 그림이 되는 모습을 보면 얼굴이 화사해지더라고요. 또 그 그림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양성락 아트앤쉐어링(이하 ANS) 회장(24)이 지난해 말 ANS가 연 ‘꿈의 캔버스’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ANS는 2009년 4월 공식으로 출범한 비영리 민간단체. 초창기에는 서울대 학생들 위주로 역삼동에 위치한 오픈스튜디오21이라는 곳에서 하우스 공연을 도와주는 비공식 모임이었다. 하지만 차츰 문화예술 나눔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들이 쌓이면서 그 가치를 주변에 널리 퍼뜨려 보자 해서 여러 대학 학생들이 모여 만든 게 ANS(www.artnsharing.org)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들의 설립 취지에 공감, 지도교수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게 양 회장의 설명이다.
ANS의 기획은 참신하다. 대표적인 게 ‘아주 특별한 점심’ 프로젝트다. 예술 체험을 하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손바닥 모형을 본떠 화합을 상징하는 공예품을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로 큰 호응을 얻었다. 도심의 흉물이 돼버린 거리 벽면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꾸미는 벽화 프로젝트는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끌어냈다. 강동구 고덕동 양로원 벽화 프로젝트로 ANS는 강동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ANS는 아무래도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주축이다 보니 학기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 방학에 먼저 공연예술, 시각예술, 예술교육 분야에서 프로젝트팀을 꾸린다. 그리고 각각의 프로젝트팀 안에서 다음 학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리고 각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사안별로 꾸민다. 이렇다 보니 의사결정이 빠르고 아이디어도 빛나는 것이다.
단, 사회공헌단체다 보니 늘 빠듯한 재원은 숙제다.
“외부의 지원 없이 프로젝트는 해당 관련 기관이나 구청에서 지원을 받는 형태로 진행해 왔는데요. 프로젝트별로 자체적으로 모금을 진행했지만 예산 고민은 항상 있어요. 그래도 최근 언론에도 소개되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보니 많은 격려와 지원 의사를 밝히는 분이 나타나 힘이 난답니다.”

정경선 대표(우) : 1986년생 / 경복고 /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 2010년 크리에이티브셰어 대표(현)
이동건 대표 (좌) : 1986년생 / 원주고 /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 2006년 TBWA 주니어보드 / 2007년 이연그룹 리서치어시스턴트 / 2010년 콘크리트 대표 (현)
▶ 사회적기업 광고 공모전 만드는 정경선 크리에이티브셰어 대표
사회적기업 광고 대신 해드려요
지난해 ‘젊은 층의 사회참여, 재능 기부 활성화’를 주제로 한 광고 공모전이 화제였다. 120개 팀 180여 작품들이 출품됐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놀랍게도 대학생이 주축인 크리에이티브셰어였다. 정경선 대표(25)가 지난해 고재호 씨(서울대) 등 여러 대학생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이 단체는 사회적기업들이 설립 이후 홍보나 마케팅을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정 대표는 광고 공모전이 이런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봤다.
“당시 국내 광고회사들을 쭉 둘러봤는데 이노션이 비교적 역사가 짧다 보니 대학생 광고 공모전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사회공헌도 할 수 있고 우수 인재를 입도선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 공모전 제안서를 직접 들고 찾아갔지요.”
이노션 실무자 역시 정 대표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공모전이 진행된 게 지난해 일이다.
“지난해 공모전의 소재는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방과후 교육봉사, 공공문화예술’ 등 다소 관념적이었어요. 올해는 보다 명확하게 바꿨습니다. 사회적기업 3곳을 발굴해서 이 기업들의 광고를 대신 만들어주는 거죠. 입상작은 실제 광고 제작도 하고요.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입상 시 특전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에는 대상 수상자에게 상금 500만원, 인턴 전형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올해는 상금은 조금 줄이더라도 이노션 입사 서류전형 면제, 면접 시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바꿔 대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6월 18일로 1주년이 되는 크리에이티브셰어는 이 밖에도 네이버 해피빈과 손잡고 이어령 전 장관, 홍명보 감독, 이상봉 디자이너 등을 연사로 섭외, 스피치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적잖은 활동을 펼쳤다. 크리에이티브셰어는 현재 대학생 13명에, 직장인도 3명이 참여하는 등 점차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경선 대표는 계약서 등 전문적인 면을 보완하기 위해 컨설턴트, 변호사 등이 재능 기부를 요청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기업가들처럼 신선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우선 하반기에는 사회적기업 사업모델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조만간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려고 합니다.”
▶ 사회적기업에 재정적 후원하는 이동건 콘크리트 대표
‘재밌는 후원’으로 기부문화 만듭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이윤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주로 시도하는 단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바로 ‘돈’이다.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뜻이 있더라도 실현되기 어렵다.
이동건 콘크리트 대표(25)는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콘크리트(CoNCreate)를 설립했다. 콘크리트는 자금 문제로 곤란을 겪는 프로젝트 진행자나 사회적기업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대학생 단체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단체기 때문에 주로 소액 기부가 이뤄진다. 자발적 기부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1만~2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 정도 소액 기부를 하면 이를 단체에 전달한다.
통상적인 후원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콘크리트를 통해 후원할 경우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인디밴드를 후원할 경우 후원금에 따라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1만원을 기부하면 음반의 ‘고마운 사람들(thanks to)’ 리스트에 후원자의 이름이 들어간다. 3만원을 후원하면 공연에 초대받을 수 있고, 30만원을 내면 원하는 장소에서 인디밴드가 직접 미니콘서트를 열어준다.
대학생 단체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성북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자, 처음에 세무 담당자가 대부업으로 사업자 허가를 내줬다. 소셜펀드레이징(social fundraising)이라는 업종이 사업자등록 구분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업자등록증을 들고 성북구청에 들렀는데 구청 공무원에게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대부업을 한다’는 면박을 들었다고. 참고로 현재는 인터넷서비스업으로 사업자 허가를 변경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후원자들의 불신이었다. 후원자들은 후원금을 제공한 단체들이 돈만 받고 도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콘크리트 멤버들은 후원금을 요청한 단체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들이 제대로 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지 감시했다. 그리고 방문 결과를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요즘 이동건 대표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 방식으로 후원금의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컨대 300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150만원은 기업에서 협찬을 받고 나머지 150만원은 소액 기부자들이 후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LG유플러스와 연계해 비슷한 후원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사회연대은행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사진=이보름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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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많은 세상, 우리가 만들어요
사회공헌단체 이끄는 대학생 3인방
박수호, 문희철 기자│기사입력 2011.6.29. 04:00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이제 필수인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요식행위 혹은 마케팅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안은 자발성을 갖춘 단체들이 보다 많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일찌감치 이 분야에 눈을 돌려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학생들에게서 희망을 찾아본다.
▶ 예술나눔활동 이끄는 양성락 아트앤쉐어링 회장
‘가장 행복한 때’ 그려주니 이주 여성 ‘감동’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 여성들이 가장 행복했을 때를 얘기해주면 저희 자원봉사자가 그림을 그려줘요. 처음에는 조심스러워하다가 실제로 캔버스 위에 그 상황이 그림이 되는 모습을 보면 얼굴이 화사해지더라고요. 또 그 그림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양성락 아트앤쉐어링(이하 ANS) 회장(24)이 지난해 말 ANS가 연 ‘꿈의 캔버스’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ANS는 2009년 4월 공식으로 출범한 비영리 민간단체. 초창기에는 서울대 학생들 위주로 역삼동에 위치한 오픈스튜디오21이라는 곳에서 하우스 공연을 도와주는 비공식 모임이었다. 하지만 차츰 문화예술 나눔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들이 쌓이면서 그 가치를 주변에 널리 퍼뜨려 보자 해서 여러 대학 학생들이 모여 만든 게 ANS(www.artnsharing.org)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들의 설립 취지에 공감, 지도교수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게 양 회장의 설명이다.
ANS의 기획은 참신하다. 대표적인 게 ‘아주 특별한 점심’ 프로젝트다. 예술 체험을 하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손바닥 모형을 본떠 화합을 상징하는 공예품을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로 큰 호응을 얻었다. 도심의 흉물이 돼버린 거리 벽면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꾸미는 벽화 프로젝트는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끌어냈다. 강동구 고덕동 양로원 벽화 프로젝트로 ANS는 강동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ANS는 아무래도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주축이다 보니 학기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 방학에 먼저 공연예술, 시각예술, 예술교육 분야에서 프로젝트팀을 꾸린다. 그리고 각각의 프로젝트팀 안에서 다음 학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리고 각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사안별로 꾸민다. 이렇다 보니 의사결정이 빠르고 아이디어도 빛나는 것이다.
단, 사회공헌단체다 보니 늘 빠듯한 재원은 숙제다.
“외부의 지원 없이 프로젝트는 해당 관련 기관이나 구청에서 지원을 받는 형태로 진행해 왔는데요. 프로젝트별로 자체적으로 모금을 진행했지만 예산 고민은 항상 있어요. 그래도 최근 언론에도 소개되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보니 많은 격려와 지원 의사를 밝히는 분이 나타나 힘이 난답니다.”
이동건 대표 (좌) : 1986년생 / 원주고 /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 2006년 TBWA 주니어보드 / 2007년 이연그룹 리서치어시스턴트 / 2010년 콘크리트 대표 (현)
▶ 사회적기업 광고 공모전 만드는 정경선 크리에이티브셰어 대표
사회적기업 광고 대신 해드려요
지난해 ‘젊은 층의 사회참여, 재능 기부 활성화’를 주제로 한 광고 공모전이 화제였다. 120개 팀 180여 작품들이 출품됐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놀랍게도 대학생이 주축인 크리에이티브셰어였다. 정경선 대표(25)가 지난해 고재호 씨(서울대) 등 여러 대학생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이 단체는 사회적기업들이 설립 이후 홍보나 마케팅을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정 대표는 광고 공모전이 이런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봤다.
“당시 국내 광고회사들을 쭉 둘러봤는데 이노션이 비교적 역사가 짧다 보니 대학생 광고 공모전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사회공헌도 할 수 있고 우수 인재를 입도선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 공모전 제안서를 직접 들고 찾아갔지요.”
이노션 실무자 역시 정 대표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공모전이 진행된 게 지난해 일이다.
“지난해 공모전의 소재는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방과후 교육봉사, 공공문화예술’ 등 다소 관념적이었어요. 올해는 보다 명확하게 바꿨습니다. 사회적기업 3곳을 발굴해서 이 기업들의 광고를 대신 만들어주는 거죠. 입상작은 실제 광고 제작도 하고요.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입상 시 특전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에는 대상 수상자에게 상금 500만원, 인턴 전형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올해는 상금은 조금 줄이더라도 이노션 입사 서류전형 면제, 면접 시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바꿔 대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6월 18일로 1주년이 되는 크리에이티브셰어는 이 밖에도 네이버 해피빈과 손잡고 이어령 전 장관, 홍명보 감독, 이상봉 디자이너 등을 연사로 섭외, 스피치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적잖은 활동을 펼쳤다. 크리에이티브셰어는 현재 대학생 13명에, 직장인도 3명이 참여하는 등 점차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경선 대표는 계약서 등 전문적인 면을 보완하기 위해 컨설턴트, 변호사 등이 재능 기부를 요청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기업가들처럼 신선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우선 하반기에는 사회적기업 사업모델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조만간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려고 합니다.”
▶ 사회적기업에 재정적 후원하는 이동건 콘크리트 대표
‘재밌는 후원’으로 기부문화 만듭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이윤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주로 시도하는 단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바로 ‘돈’이다.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뜻이 있더라도 실현되기 어렵다.
이동건 콘크리트 대표(25)는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콘크리트(CoNCreate)를 설립했다. 콘크리트는 자금 문제로 곤란을 겪는 프로젝트 진행자나 사회적기업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대학생 단체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단체기 때문에 주로 소액 기부가 이뤄진다. 자발적 기부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1만~2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 정도 소액 기부를 하면 이를 단체에 전달한다.
통상적인 후원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콘크리트를 통해 후원할 경우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인디밴드를 후원할 경우 후원금에 따라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1만원을 기부하면 음반의 ‘고마운 사람들(thanks to)’ 리스트에 후원자의 이름이 들어간다. 3만원을 후원하면 공연에 초대받을 수 있고, 30만원을 내면 원하는 장소에서 인디밴드가 직접 미니콘서트를 열어준다.
대학생 단체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성북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자, 처음에 세무 담당자가 대부업으로 사업자 허가를 내줬다. 소셜펀드레이징(social fundraising)이라는 업종이 사업자등록 구분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업자등록증을 들고 성북구청에 들렀는데 구청 공무원에게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대부업을 한다’는 면박을 들었다고. 참고로 현재는 인터넷서비스업으로 사업자 허가를 변경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후원자들의 불신이었다. 후원자들은 후원금을 제공한 단체들이 돈만 받고 도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콘크리트 멤버들은 후원금을 요청한 단체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들이 제대로 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지 감시했다. 그리고 방문 결과를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요즘 이동건 대표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 방식으로 후원금의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컨대 300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150만원은 기업에서 협찬을 받고 나머지 150만원은 소액 기부자들이 후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LG유플러스와 연계해 비슷한 후원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사회연대은행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사진=이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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